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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재판]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란? - 대법원 2018. 11. 9. 선고 2015다75308
관리자 (lawwin) 추천수:0 14.52.88.139
2020-03-24 19:45:00

 

 

 

알아두면 쓸모있는 재미있는 판례

 

 

대상판결

대법원 2018. 11. 9. 선고 2015다75308 판결

쟁점

민법 제1034조 제1항의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의 기준 시기

1심 판결

울산지방법원 2014가단9235 : 원고 청구 기각

2심 판결

울산지방법원 2015나762 : 원고 청구 모두 기각

파기환송심

울산지방법원 2018나2776 : 원고 청구 인용

 

 


1. 쟁점

 

 한정승인자는 한정승인을 한 날로부터 5일 내에 일반상속채권자와 유증받은 자에 대하여 한정승인의 사실과 일정한 기간 내에 그 채권 또는 수증을 신고할 것을 공고하여야 하고,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는 각각 그 채권신고를 최고하여야 합니다(민법 제1032조 제1항, 제2항, 제89조).

 

 위 신고기간이 만료된 후 한정승인자는 상속재산으로서 그 기간 내에 신고한 채권자와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대하여 각 채권액의 비율로 변제하여야 합니다(민법 제1034조 제1항 본문).

 

 반면, 위 신고기간 내에 신고하지 아니한 상속채권자 및 유증받은 자로서 ‘한정승인자가 알지 못한 자’는 상속재산의 잔여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변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민법 제1039조 본문).

 

 그렇다면,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인지, ‘한정승인자가 알지 못한 채권자’인지에 따라 상속재산으로부터 상속채권을 변제받을 수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한정승인자가 채권자를 늦어도 언제까지는 알아야 상속채권자가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2. 대상 판결의 요지

 

 민법 제1034조 제1항에 따라 배당변제를 받을 수 있는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한정승인자가 채권신고의 최고를 하는 시점이 아니라 배당변제를 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한정승인자가 채권신고의 최고를 하는 시점에는 알지 못했더라도 그 이후 실제로 배당변제를 하기 전까지 알게 된 채권자가 있다면 그 채권자는 민법 제1034조 제1항에 따라 배당변제를 받을 수 있는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18. 11. 9. 선고 2015다75308 판결 참조).

 

 


3. 사실관계
 

 

양산신용협동조합은 2001. 5. 21. 소외 2에게 연대보증채권을 취득하였고, 원고는 2005. 9. 29. 양산신용협동조합의 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위 연대보증채권을 양도받았고, 예금보험공사는 2005. 10. 25. 소외 2에게 채권양도 통지를 하였습니다.

 

한편, 소외 2는 2003. 5.경 피고로부터 6천만원을 차용하면서 피고에게 2003. 5. 31.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6천만원의 근저당설정등기(이하 ‘이 사건 근저당권등기’라고 합니다)를 마쳐주었습니다.

 

소외 2는 2007. 1. 8. 사망하였고, 소외 2의 네 자녀들(이하 ‘소외 3 등’이라고 합니다)이 울산지방법원에 한정승인신고를 하였고, 위 법원이 2007. 4. 17. 이를 수리하였습니다.

 

소외 3 등은 2007. 5. 2. 일반상속채권자와 유증받은 자에 대하여 한정승인의 사실과 2007. 7. 31.까지 그 채권 또는 수증을 신고할 것을 공고하였고(민법 제1032조 제1항), 한정승인서에 첨부된 상속재산목록에 기재된 상속채권의 채권자들에게 채권신고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원고의 위 양수금채권은 위 상속재산목록에 기재되어 있지 않았고, 원고가 위 기간 내에 양수금 채권을 신고한 사실도 없었습니다.

 

그 후 원고는 소외 3 등을 대위하여,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근저당권등기의 피담보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말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그 이후 소외 3 등은 2014. 4. 30. 피고에게 위 피담보채권이 존재함을 확인한다는 채무승인서를 작성해 주었습니다(이하 ‘이 사건 채무승인’이라고 합니다). 소외 3 등은 원고에게 상속채무를 배당변제한 사실은 없었습니다.

 

 

 

4. 하급심 판결의 경과

 

가. 제1심 법원(울산지방법원 2014가단9235) : 원고 청구 기각

 

1심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이 사건 근저당권등기의 피담보채권은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권이므로 채권 성립일인 2003. 5.경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되며, 현재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도과한 사실은 인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채무자인 소외 3 등이 소멸시효기간이 도과한 후 이 사건 채무승인을 함으로써 소멸시효 이익을 포기하였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 근저당권등기의 피담보채권이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음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근저당권등기 말소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원고는 항소하였고, 소외 3 등의 이 사건 채무승인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채무승인의 의사표시에 대한 사해행위취소 및 원상회복청구를 추가적으로 병합하였습니다.

 

나. 제2심 법원(울산지방법원 2015나762) : 원고 청구 모두 기각

 

2심 법원은 원고의 청구변경이 적법하다고 보아 본안 판단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한정승인자가 공고한 채권신고기간 내에 신고하지 아니한 상속채권자 및 유증받은 자로서 한정승인자가 알지 못한 자는 상속재산으로 신고한 상속채권자와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대하여 먼저 변제를 한 후 그 잔여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변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민법 제1039조 본문, 제1034조).

 

항소심 법원, ① 원고는 채권신고기간 내 자신의 채권을 신고하지 않았으므로 “한정승인자가 알지 못한 채권자”라는 점, ② 소극적 상속재산이 적극적 상속재산을 초과했다는 점, ③ 이러한 상황에서 소외 3 등이 알고 있는 채권자에 대하여 먼저 변제하면, 잔여 상속재산은 전혀 남지 않는 상황이라는 점을 인정하였습니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근저당권등기가 말소된다고 하더라도 상속재산으로부터 자신의 채권을 변제받을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채무승인은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공동담보의 감소를 초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이 사건 채무승인은 사해행위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1심 법원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근저당권등기 말소청구가 이유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2심 법원은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를 한정승인자가 채권신고의 최고를 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였습니다. 만약 원고가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라면, 원고는 상속재산으로부터 자신의 상속채권을 배당변제받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소외 3 등은 피고에 대한 상속채무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음에도 이 사건 채무승인을 함으로써 소극재산을 증가시켰습니다. 그렇다면 소외 3 등의 이 사건 채무승인이 사해행위로 인정될 여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원고는 상고하였고, 상고심에서는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를 판단하는 기준 시기가 문제되었습니다.

 

 

 

5. 대상 판결의 해설

 

대상판결은 민법 제1034조 제1항의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의 기준 시기를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민법 제1034조 제1항 본문은, “한정승인자는 제1032조 제1항의 기간만료 후에 상속재산으로서 그 기간 내에 신고한 채권자와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대하여 각 채권액의 비율로 변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 사실관계를 다시 검토하면, 한정승인자인 소외 3 등은 채권신고를 공고한 당시(2007. 5. 2.)에는 원고가 상속채권자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보입니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이후, 소외 3 등은 피고에게 이 사건 채무승인행위를 하였습니다(2014. 4. 30.). 그렇다면 적어도 이 사건 채무승인행위 당시인 2014. 4. 30.에는 원고가 상속채권자라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까지 소외 3 등은 원고에게 배당변제를 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한정승인자가 채권신고의 최고를 하는 시점이 아니라, 배당변제를 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소외 3 등은 원고에게 아직 배당변제를 하지 않았으므로, 비록 소외 3 등이 채권신고의 최고를 할 당시에는 원고가 상속채권자임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그 후에 원고가 상속채권자임을 알았기 때문에 원고는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해당한다는 취지입니다.

 

결국 원고는 “한정승인자가 알지 못한 채권자”에 해당한다는 전제로 이 사건 채무승인이 사해행위가 아니라고 판시한 2심의 판단에는 한정승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2심 판결 중 사해행위취소 및 원상회복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환송 하였습니다.

 

 

 

6. 파기환송심(울산지방법원 2018나2776) : 원고 청구 인용

 

파기환송심에서는 원고의 사해행위취소 및 원상회복청구가 각 인용되었습니다. 원고는 민법 제1034조 제1항에 따라 배당변제를 받을 수 있는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이고, 사해행위인 이 사건 채무승인 당시에는 상속재산이 채무초과 상태였는데, 채무자인 소외 3 등이 피고에게 이 사건 채무승인을 함으로써 소극재산을 증가시켰으므로 이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채무자인 소외 3 등의 사해의사는 추정되고 수익자인 피고의 악의 또한 추정된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이 사건 채무승인은 사해행위로서 취소가 되었고, 그 결과로 이 사건 근저당권등기의 피담보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되었다고 인정하였니다. 따라서 피고는 소외 3 등에게 근저당권등기의 말소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7. 한정승인자와 상속채권자의 관계

 

한정승인자는 상속재산으로만 상속채무를 변제할 책임이 있는데,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상속채권자의 관리인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정승인자는 상속재산을 포괄승계 받은 자이므로,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권자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민법은 한정승인자의 두 가지 지위 중 어느 지위에 우위를 부여할 것인지에 대하여 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정승인자와 상속채권자 간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데, 이것은 한정승인제도의 숙명과도 같습니다. 대법원은 양자의 이해를 조화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대법원 2010. 3. 18. 선고 2007다77781 판결은, 한정승인자로부터 상속재산에 관하여 저당권 등의 담보권을 취득한 사람과 상속채권자 사이의 우열관계는 민법상의 일반원칙에 따라야 하고, 상속채권자가 한정승인의 사유만으로 우선적 지위를 주장할 수는 없는 취지로 판시하였습니다.

 

위 판결의 반대의견은, 한정승인자의 고유채무를 위한 담보권에 의하여 상속채권자의 우선적 권리가 상실된다고 본다면, 상속채권자의 희생 아래 한정승인자로부터 상속재산에 관한 담보권을 고유채권자를 일방적으로 보호하려는 것이어서, 상속의 한정승인 제도를 형해화시키고 제도적 존재 의미를 훼손한다는 취지입니다.

 

한편, 대법원 2016. 5. 24. 선고 2015다250574 판결은, 한정승인자의 고유채권자가 담보권을 취득한 경우가 아니라면, 상속채권자가 상속재산으로부터 채권의 만족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한정승인자의 고유채권자가 자신의 고유채권에 기하여 상속재산을 강제집행 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판시하였습니다. 앞서 살펴본 판시와는 다르게, 한정승인 후 상속재산은 상속채권자의 책임재산이 될 수 있다고 보아 재산분리의 효과를 인정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대상 판결은 상속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으로 보이나, 한정승인자가 채권자를 인식한 시기를 ‘배당변제일’까지로 한정함으로써 거래의 안전과 법적안정성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서울가정법원 통계에 따르면, 한정승인이 2009년에 2,590건 발생하였는데, 2018년에는 4,313건이 발생하였다고 합니다. 경제 불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정승인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한정승인자와 상속채권자 간의 분쟁도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한정승인자가 상속재산에 대하여 담보권을 설정하는 행위를 무효화한다거나 혹은 상속재산의 강제집행 절차에서 상속채권자에게 우위를 인정한다는 등 이해관계인 간의 경합을 해결할 수 있는 입법적 해결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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